21세기 천일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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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시대, 미국의 중동 정책
글 : 이희수
2020.11.23
조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에 중동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환영 일색이다. 
친이스라엘 정책, 이슬람 급진세력 소탕, 안보시장 관리라는 
미국의 대중동 정책 기본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보다는 낫겠지 하는 자조 섞인 희망이 팽배해 있다. 
트럼프 행정부 4년은 대부분 중동국가와 이슬람 세계에는 고통과
패배의 시기였다. 
 
국제사회의 상식을 무시하고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한 이스라엘 결정에 따라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고, 
이스라엘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용인해 줬다. 
중동 평화 로드맵의 핵심 골격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영이라는
‘두 국가 해법’을 무용지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힘들게 합의한 
이란과의 포괄적핵협정(JCPOA)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오히려 이란의 핵 개발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그는 특유의 협상가 기질을 발휘해 오랜 적대적 당사자였던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 같은 아랍국가 사이의 관계를 정상화시켰다.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국내 민심 동향을 살피며
이스라엘과의 외교 수립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트럼프 최대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별 국가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바이든을 가장 반기는 쪽은 이란과 팔레스타인이고, 가장 껄끄러워하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다. 
이란과의 핵 협상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해 온 바이든은 이란에는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단비와 같은 존재다. 
팔레스타인에서도 ‘두 국가 공존’을 지지하는 바이든의 입장 확인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트럼프의 지원 중단 해소를 위해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반이스라엘 무장투쟁의 선봉인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가장 먼저 그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황태자에 대한 
바이든의 입장은 매우 부정적이다. 
우선 그는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미국 무기가 내전에서 
민간인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사우디 내 여성 활동가와 정치적 반대 세력을 구금하고 있는 인권 문제는
물론, 2018년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발생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사우디 황태자를 지목해 왔다.
 
 
    글 : 이희수
   -한양대학교 특훈 교수